제 1 부

                                          이브의 계곡

                                                        1

 더위로 어둠이 지는 골목길엔 빙수, 냉차, 과일장수들의 카바이트 불빛이 점점이 피어나면서 아이스케키장수 들의 외침소리가 청청했다. 꺼멓게 그을려 우그러진 깡통을 손에 들고 송사리떼처럼 몰려다니는 거지아이들과 말거머리같은 기둥서방, 넝마가구를 한 쪽 어깨에 비뚜름히 걸메고 집개를 떨그럭거리며 애기통(쓰레기통)을 뒤적이는 양아치 하며 동네 건달과 취한들의 게걸거리는 소리가 썩어내리는 공중변소의 오물냄새 속에 질펀히 어우러지고, 여름밤의 축축한 초저녁 어둠과 함께 화려한 군락으로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밤꽃들이 한층 요염한 자태로 질감스런 추파를 던지며 거친 유객(誘客)을 벌이고 있었다.
  이봐, 놀다 가 」
  골목길을 걸어 들어오는 남자들에게 앞다투어 쫓아붙는 색시와 펨푸들이 마치도 햇빛이 반짝이는 개천의 피라미떼처럼 이리저리 휘몰리고 있었다.
  조금만 내 .
  때낀 남방을 후줄근하게 걸친 남자는 색시가 걷어잡는 팔을 귀찮게  뿌리쳤다. 순순히 놓아주면 그건 양동골목의 창녀가 아니었다.
 「 난 개시라구. 」 

 색시는 잽싸게 두 팔로 남자를 휘감아 안고 집골목으로 밀어넣었다.
 돈이 없어.
누가 많이 내래요. 
 색시는 뿌리치는 남자의 허리춤을  바싹 움켜쥐었다. 
어리고 예쁜 애두 있어.
 색시는 죽어도 놓아줄 수가 없다.
「싫다잖아!」
 색시를 떼어내던 남자의 땀에 젖은 남방이 우두두둑 터져 나갔다.
뭐, 이런 것들이 있어? 」  
 이미 몇차례 쥐어뜯긴 남자는 색시를 냅다 뿌리치고 마녀의 손길에서 겨우 벗어나듯 찢 어진 남방자락을 너펄거리며 골목길을 들입다 내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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