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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부터 천막집붕을 두둘기며 내리기 시작한 비는 온종일 계속해서 내리고 있었다.


  부엌에서 깔끔하게 설거지를 끝낸 시골처녀는 양철통 화덕에 장작(헌 목재와 생선상자 같은 것을 잘게 쪼갠 나무)을 때서 밥을 해먹은 양은솥의 검댕이까지 모래흙과 재를 묻힌 지푸라기로 싹싹 문질러 반들반들하게 닦아 놓고 부엌 구석구석을 깨끗히 치운 뒤에 안방 청소를 시작하였다.
 「 너는 천성이 착하고 부지런해서 잘 살겠어. 이따 아줌마 하고 시장에 가자. 내가 옷 하고 신발을 사 줄 테니 그 무명치마 저고리와 검정고무신은 벗어버리거라. 」
 「 신발을 새로 사 신고 와서 멀쩡허구, 이 옷두 입을만 허구먼유. 」
  시골처녀는 식모살이를 시켜준 것만도 고마운 터에 주인 아줌마가 옷을 사준다는 말에 콧잔등이 시큰했다. 그녀는 깨끗하게 빨아온 걸레로 방 구석구석을 훔치고 방바닥을 반들반들하게 닦아가며 주인 아저씨가 막 담배를 피우고 나간 재떨이를 집어다 비우고 윤기가 나게 닦아 놓았다.
 「 많은 식구들 젖은 장작을 때서 밥 하고 설거지를 하느라고 애썼어. 그만하고 나하고 남대문시장 구경도 할겸 함께 나가자꾸나. 」
 「 지는 괜찮구먼유. 아줌니나 댕겨 오셔유. 지는 수북히 쌓인 빨래두 혀야 허구, 이따 쓰레기 차가 오먼 수북헌 쓰레기두 버려야 허겄구먼유. 」   
  방 청소를 다 하고 난 시골처녀는 방구석에 놓인 빨래거리 하나를 집어들었다.
 「 처녀두....... 」
  아줌마는 꼼꼼한 손길로 부지런한 시골처녀가 기특하고 미덥기만 하였다. 바깥 골목 공중변소에 갔던 덜렁네가 툴툴거리고 들어왔다.
 「 쳐먹은 것들도 없이 웬 줄을 그렇게 길게 서서 퍼질러 싸대는지 똥깐마다 산데미처럼 쌓이고 넘쳐 가지고 엉뎅일 붙일 데가 없구만. 」
  방으로 들어서다 말고 부엌에서 두리함지박에 빨래를 주워담고 있는 시골처녀를 돌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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