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 이년아. 되잡혀올 거 미쳤다고 내뛰니? 」
  꺽다리 명자가 한심한 소리로 쏘아부쳤다.
 「 빨랑 들어가! 」

  딱부리는 꺽지의 뒷덜미를 움켜잡았다.
 「 가고 있잖아 ! 」
  꺽지는 소리치며 집골목으로 순순히 걸어 들어갔다. 불그스레 흐린 불빛이 내비치는 쪽방들에선 번개치듯 영업을 벌이며 끌고 들어온 손님과 다투는 년들의 앙칼진 목소리가 여기저기에서 들려왔다.  
 「 년들, 밑구녁에 불났군 .」
  집 앞에 들어선 꺽지는 가꾸목에 천막조가리를 붙여놓은 외짝문을 발로 툭 내차고 들어갔다. 막 손님을 받고 난 소희가 대충 주워입은 치마말기를 한손에 그러쥐고 뒷물대야를 들고가다 무춤 돌아보았다.
 「 저거 오네 . 」
  나즈막한 소리에도 불구하고 순임이 언니 방문이 벌컥 내열리고, 방에서 손님과 나오던 미주가 고개를 쳐들고 놀랐다.
 「 별일들 없었니? 」
  꺽지는 문간에 서서 물었다. 집 안의 색시들은 도망쳤다 붙잡혀 오는 년의 태도에 할 말을 잃었다. 안방에서 강팎하게 턱이 빨린 사내가 사나운 이리상으로 방문을 차고 펄쩍 뛰어나왔다.
 「 이 쌍년! 」
  대번에 꺽지의 머리채를 휘어잡은 포주는 한 팔을 머리 위로 번쩍 쳐들었다. 주먹이 아니라 은빛이 하얀 쇠갈고리였다. 벌거우리한 얼굴로 취기가 거나한 조씨는 잡아온 색시년의 머리통을 냉큼 내려찍을 기세였다. 집 안의 색시들은 두말할 것도 없이 입을 딱 벌리고 바라보았다.
 「 이년아, 뭘해? 빨랑 잘못했다고 빌어! 」
  소희가 채근했다. 영업을 제대로 하지 않고 술을 퍼먹는 깡다구로 곤죠를 부리다 아저씨의 쇠갈고리에 머리통이 찍히고 분수같이 솟구치는 피를 쓰고 패대기를 당하는 꼴을 익히 보아온 년이라면 두 눈을 훌렁 까뒤집고 살려달라고 파리발을 싹싹 빌어야 할 일이건만 꺽지는 차라리 찍어죽이든지 고아먹든지 마음대로 하라고 웃음을 입가에 실실 쥐어바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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