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 년이? 」
  악바리 경숙이는 아연한 헛웃음을 날렸다. 어느 집에서나 자지러드는 비명과 악다구니가 치솟으며 복날 개잡듯 하는 광경이 다반사이어서 딱이 볼만한 구경거리조차 되지 아니했으나 꺽지의 대담한 배짱엔 모두 실소를 머금고 어리뻥뻥할 따름이었다. 바깥 골목의 소란이 갑자기 한바탕 집 안으로 휘몰려들어온 듯한 기분이었으나 그것도 잠깐 안방에서 쿵 하고 팟잣벽을 드리받는 소리와 함께 방구석으로 나동그라지는 꺽지의 비명소리가 날카롭게 솟구쳐 올랐다.
 「 이년, 어디서 잡아왔어? 」
  외짝대문이 덥썩 열리면서 아줌마가 달려 들어왔다.
 「 용산에서 영등포까지 나가 헤매고 돌아오는데 쌍년이 우습게 서울역에서 기어 나오잖아 .」
  딱부리는 도망친 년이 서울역에 다시 낯짝을 흔들고 나타난 것이 알 수 없다는 태도였다. 골목 밖에서 손님을 끌다 달려들어온 꼬마 민철는 도망쳤던 꺽지 누나가 푼짱(인신매매업자) 딱부리에게 되잡혀 와 포주 아저씨에게 죽도록 매타작을 당하고 시퍼런 찰떡조가리가 되리라는 생각을 하였다.  

 「 늬년이 얻어쓴 빚이 얼만데 도망쳐! 」
  아줌마는 싸늘한 칼눈을 부릅떴다.
 「 이 쌍년, 다시는 두발 놓고 튀지 못하도록 다리를 작신 분질러 놔야 되겠어 .」
  험악한 상통에 핏발이 불거진 조씨는 섬찟하게 쳐든 쇠갈고리를 꺽지의 머리통으로 무지막지하게 내려찍었다.
 「 에쿠머니 ! 」
  꺽지는 정말 아저씨의 쇠갈고리애 찍혀 죽는구나 싶어 재빠르게 아줌마 치마 속으로 기어 들어갔다.
 「 애를 때려죽이려구 그래 ?」
  아줌마는 성질이 붙같은 남편을 꾸짖었다. 색시년이 하나 맞아죽는게 겁이 나는 것이 아니라 꺽지년이 갚아야 할 일수 돈이 걱정인 것이었다.
 「 이리 나와, 이년! 」
  조씨는 의수를 다시 쳐들었다.
 「 아줌마 ! 」
  꺽지는 아줌마 치맛자락에 매달렸다.
 「 쌍년아, 몇 발짝이나 도망가겠다고 알량한 또끼발을 놔 .」
  아줌마는 치마를 훌쩍 걷어내고 발길로 꺽지를 내찼다.
 「 이 쌍년 」
  조씨의 의수가 세찬 바람을 일으켰다.   
 「 엄마! 」
  두 눈을 홉뜨고 초절한 것은 미주였다. 조씨의 쇠갈고리에 머리통이 찍혀 피를 쓰고 고꾸라졌어야 할 꺽지는 당차게 두 콧구멍을 벌름거리며 아저씨의 쇠갈고리 의수를 꽉 거머쥐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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