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더 쓰시고 긴밤을 주무시고 가지 그러세요 .」
  돈 냄새를 맡은 덜렁네는 다시 늘어붙었다.
 「 놀고 나서 봅시다. 」
  중년남자는 묵중한 음성으로 말했다.
 「 그럼, 기분좋게 노세요. 」
  화대를 받아낸 덜렁네는 방문을 닫아주며 돌아섰다. 손님을 모셔다주고 받아낸 화대에서 펨푸가 떼어먹는 와리(소개비)가 3할이고 보면 덜렁네는 알찬 벌이가 아닐 수 없었다.
 「 덥죠? 동네가 온통 판자집이라 밤이면 찜통이에요. 」
  꺽지는 부채를 집어다 손님에게 팔랑팔랑 부쳐주었다.
 「 고향이 어딘가 ?」
 「 이런 데 있는 년이 고향은요 .」
 「 그래도 어딘가 고향이 있을 거 아닌가? 낳아준 부모님두 계실 거구 .」
 「 뭘 알고 싶으셔서 자꾸 물으세요? 아버지와 오빠는 총맞아 죽고 엄니와 동생들은 불타 죽었어요. 」
 「 저런, 고아가 됐군. 」
 「 누군가 그러대요. 전쟁은 고아와 과부만 잔뜩 만들었다구요 」
 「 수도 서울은 사람들이 이렇게라도 살고 있지만 전방은 휴전을 기다리면서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다고 하드구만. 서로 땅을 한뼘이라도 더 차지하겠다는 것이 겠지 」
  「 얘긴 그만하고 옷이나 벗으세요. 」
  「 보아하니 색신 이런 데 있어도 돈을 못 벌겠어. 」
  「 내 관상을 보셨어요. 그런 소릴 하게. 하긴 다들 그러대요. 이런 데 있으면 악착같아야 하는데 손님들의 화대에 인정을 쓰는 걸 보면 돈을 벌긴 다 틀렸다구요. 」
  꺽지는 촌년 딱지가 덜 떨어진 푼수처럼 말했다. 손님들은 유순하고 고분고분한 색시를 좋아했고 악바리같이 빤질빨질하게 닳아빠진 년들에겐 화대가 인색했다.
 「 시간을 끌면 아줌마가 소릴 질러요 .」
  꺽지는 손님을 채근하며 자리에 누웠다. 중년남자는 는실난실 잡스런 관음(觀淫)을 즐기듯 여자의 벌거벗은 알몸을 야릇하게 살펴보고 나서 슬그머니 배 위로 올라왔다. 꺽지는 눈을 감았다. 불길에 휩싸이던 마을의 환영이 떠올랐다.
   고생을 많이 하며 자랐군 .」
  몸 위에서 출렁거리던 남자가 중얼거리는 소리로 시뻘건 불길이 하늘로 펄럭이는 환영을 밀어냈다.
 「 누구는 안 그런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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