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갔지. 여기 있어봤자, 제 몸만 못쓰게 허물어져서 나중엔 깨진 뒤웅박 신세 뻔한 노릇이구…….」

「두부하고 막걸리나 한잔 주세요.」

최상병은 어깨에 걸어맨 문서배낭을 빈 의자 위에 털썩 벗어놓고 함석주탁 가로 앉았다.

「아주머니 혼자 장사가 되겠어요. 참한 애를 하나 다시 데려다 놔야지.」

「하늘만 뺀한 전방 구석에 들어올 여자도 없겠지만 다시는 색시 두고 장사할 생각 없수.」

그녀는 한숨을 푹 쉬었다. 최상병은 두 손을 부비며 함석주탁 가운데로 빨갛게 박혀 있는 연탄불을 쬐었다.

「그래도 영주가 장살 다 해줬잖아요.」

「승깔머리는 그랬어도 요나하니 생긴 것도 괜찮구 장사는 그만이었지.」

「애인을 면회왔다가 아줌마 집에 눌러앉아버렸다면서요?.」

「그랬지. 다방에 있으면서 휴가중인 군인과 눈이 맞아 몸을 주고 배가 불러오자 전방으로 찾아왔던 건데 그 애인은 하사관 학교를 가서 딴 데로 전속되어 찾아오질 않구. 하루이틀 기다리다가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되었지. 어린것만 죽지 않았어도 제 몸을 내돌리며 허물어뜨리고 실떨거릴 여자는 아니었지.」

설촌댁은 눈을 위로 들고 가볍게 씀벅거렸다.

「뱃속에 애를 가지고 있기에 보살펴줬더니 그게 그렇게 고마웠든지, 제몸 아낄 줄을 모르고 술방에 들어가 부대끼며 한푼이라도 벌어 보답하려고 애쓰드만…….」

설촌댁은 옷소매를 눈가로 가져갔다.

 

   설촌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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