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놈의 장사 수완이라는 게 뭐겠수. 알고 보면 결국 야들야들한 살덩이의 진을 모조리 빨려버린 거지.」

설촌댁은 마음이 아팠다.

「아무리 사는 게 희망이 없는 술집 것이라고 해도 그렇지. 산매 들린 것처럼 헤프게 내돌리는 몸가짐으로 조잘대고 실떡거리는 꼴이 역겨워 한번 된통스럽게 야단을 쳤드니 그게 그토록 서운했든가 훌쩍 떠나버리고 마는구만. 어디 가서 자리나 잡고 잘 있는지…….」

그녀는 몹시 후회스럽고 혹시나 되돌아오지 않을까 기다려지는 마음뿐이었다.

「한데, 아줌마 요즘 떠도는 적군묘지 얘기 들으셨죠?.」

최상병은 화제를 바꿨다.

「사살한 무장간첩들을 끌어묻은 용수고개 말이예요. 나두 부대로 전입한 이래 이따금씩 들은 얘기지만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는데 요즘은 그게 사실로 들립디다. 그 공동묘지에서 소복을 입은 여자를 봤다는 소리도 있구요.」

「그게 어디 어제 오늘 있는 얘긴가.」

설촌댁은 천연스럽게 대꾸하면서 유리창 너머로 눈길을 돌렸다.

「참으로 어린애들의 동화 같은 얘기죠.」

최상병은 문서배낭을 메고 일어나면서 설촌댁이 시선을 두고 있는 밖의 눈길을 내다보았다. 아랫길로, 보기 어려운 복색의 두 남녀가 힘들게 눈길을 헤쳐오고 있었다.

「저녁 무렵이나 길이 트일는지 원…….」

하고 설촌댁은 몸을 돌렸다.

 

   설촌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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