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라도 수속을 허믄 제대가 된다구 허드라만 그게 워디 쉽겄냐. 무식헌 여펜네가 죄지라.」

시어머니는 자탄으로 한숨을 짓고 나서 입두덩을 부풀리고 말을 덧붙였다.

「느이 시아버지도 그랬니라. 육이오 난리 적에 마구잽이로 끌려간 뒤 난리 끝물이라 요행히 전장 마당에서 살아나긴 히었다만 전방에서 나오는 휴가길에 알도 모를 구석지서 비명횡사를 안했드냐. 그때 느이 아범하구 댕겨온 사람덜이 그러는디, 검문손가 허는 디서 그닥 멀지 않은 산골째기에 끌어 묻혀 있드라구 그러드라. 시신을 파봉께 총개머리로 맞아 이빨이 죄 부러지구 배에 총상이 나 있드라구 허드라. 느이 시할애비는 왜놈들헌티 끌려가서 또 그 지경을 안 당했겄냐. 그만침 군대란 험악허구 알 수 없는 곳이여.」

시어머니는 아들이 군대에 나갈 때부터 마치 얼굴을 다시 볼 수 없는 사지로 보내는 것처럼 그랬고 군대에 나간 이후로도 단 하루 편한 마음으로 사는 날 없이 오마조마 가슴을 조이며 지내온 터이었다.

「시방은 그래도 좋아졌다구 헌다만 군대란 예나 별루 다를 게 없니라.」

없는 살림에도 크막한 대바구니에 넉넉하니 인절미와 팥시루떡을 해 담고 약주까지 큰 댓병으로 보자기에 쌌다. 이고 들고 전방이 어딘지도 잘 모르면서 그녀는 시어머니와 함께 낯선 면회길에 나섰다.

꼬박 연이틀을 기차와 버스로 번갈아 타면서 전방을 물어물어 찾아 들어갔다. 험준한 산들이 하늘로 치솟아오른 첩첩산중의 골짜기가 계속되었다.

「얘야, 사람들헌티 물어보려므나. 아직두 멀었는지.」

「아까 물어봉께 이자는 다 와간다느만요.」

 

 설촌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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