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례*

1 머물지 않는 존재들諸行無常 _____ 009
2 두타행頭陀行, 그 기나긴 여로 _____ 072
3 초암草庵 _____ 236
4 사랑의 침묵 _____ 274
5 말법末法의 그늘 _____ 378
6 고요한 죽음의 평화涅槃 _____ 418
객승불교 용어 사전 _____ 483

 

1, 머물지 않는 존재들諸行無常

 

 

 

 

 출감자들이 사라져간 교도소 길목으로 비가 부슬부슬 내린다. 그 고요한 빗속으로 껑충하게 서 있는 포플러의 누런 잎이 기우뚱기우뚱 떨어진다. 뜨거운 태양과 무덥게 찌던 여름 날씨가 어느 새 서늘하게 바뀌어 가을이 달려온다. 가벼운 승복 차림에 벙거지 모자를 푹 눌러쓰고 교도소 정문을 나선 유정惟汀스님은 오랜만에 심신이 부드럽고 후련한 자유를 느끼며 자연의 조용한 바람과 평화로운 빗소리에 감사하며 두 손을 모은 합장으로 깊이 절했다.
어디로 가야 하나?”
구름 따라 물 따라 납자(衲子:먹장삼을 입은 승려)로 떠돌아다니던 때만 해도 신비로운 동경으로 이상적이고 낭만적인 인상까지 주었으나 지금은 모든 것이 의미 없는 허공과 같았다. 부처가 말했다.
신성한 승가에 악마의 피를 묻힌 몰골을 들고 어디를 가려고 하느냐?”
유정은 길 잃은 이방인의 낯선 모습으로 푹 눌러쓴 벙거지 모자를 손으로 밀어 올리며 빗속을 바라보았다.
아스팔트 도로가 길게 가로질러 나간 교도소 들머리엔 작은 가겟집이 하나 자리를 잡고 있었다. 간이버스정류장이고, 교도소를 찾아오는 면회객들이 제일 먼저 맞이하는 곳이다. 가겟집 저 너머 ○○시의 높이 솟아오른 아파트 건물들이 희읍스름하게 바라보인다.
유정은 교도소 길목의 버스정류장으로 걸어 나왔다. 부슬거리던 빗발이 굵어진다. 승복이 축축하게 젖은 유정은 으슬으슬한 한기를 느끼며 가겟집 처마 밑으로 들어섰다. 가게엔 교도소에서 방금 전에 출소한 사내들이 버스를 기다리며 소주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시대가 변했지. 각자 살아가는 도생圖生의 시대로 말이야.”
변해도 아주 더럽게 변했어. 아무리 도둑질을 않고 사는 놈이 하나도 없는 세상이라고 하지만 나라가 봉급을 주는 도둑과 사모 쓰고 법을 떡 주무르듯 하는 놈들이 큰소리치고 사는 세상이야.”
잘 먹고 잘 살자는 짐승들의 정글법칙이 아닌가.”
너부죽한 얼굴이 초췌한 출감자는 창백하다 못해 푸른빛이 도는 얼굴로 절망적인 한숨을 내쉬었다.
이 놈은 혀를 쭉 빼물고 헐떡거리며 서슬 퍼런 놈들의 등살에 초상집 개같이 살았수.”
비정한 목소리로 절망하던 사내는 갑자기 우는 것인지 웃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파주 통일동산에 통일불교문학관 건립된다

지하 2층 지상 2층 240평 규모…문학관, 북카페, 통일기원법당 꾸며 10월 완공 《불교문예》 발행인 혜관 스님 24일 기자간담회 파주 통일불교문학관 조감도. 지하 2층 지상 2층 규모로 왼쪽 건물에는 문학관과 법당이, 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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